역사는 발전하는가 반복되는가? 결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역사는 발전하는가 반복되는가?
합리주의에 기반한 인류의 자신감과 낙관론이 지배적일 땐
역사가 발전한다는 희망적 믿음이 저변에 깔려있고,
인간에 대한 회의감과 염세주의에 기반한 니힐리즘이 지배적일 땐
역사가 반복된다는 주장이 펼쳐진다.
결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인간의 삶은 발전하는가 반복되는가?
개인적으로는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믿고 싶어하는 편이다.
소확행이라는 최신(?) 유행어 처럼,
단조로운 일상에서도 자족하며 행복을 느끼고
삶 그대로를 받아들이려는 마음수양을 부단히 연마하려 노력하지만,
마음 깊은곳에서는 여전히 방향성을 찾아 헤매며
성장과 발전, 성취와 전진이라는 단어를 갈구한다.
실제로 일상에서, 과거의 실수에 대한 반성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일보전진한다고 믿어지는 방향으로 삶의 의사결정을 해오고 있다.
상황을 분석하고,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의사결정을 하고 나면
스스로 무언가를 배웠고, 한층 더 성숙해 졌고, 발전하고 있다는
뿌듯한 자기만족감과 함께 실제로 삶에 대한 애착이 생기는 기분이다.
감정기복이 심하지 않은 편인데, 오늘은 모처럼 기분이 다운되었다.
내가 가장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기분을 맛보았기 때문이었다.
충분히 고민하고 최선의 결정을 내리며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예전과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
결국 역사는 반복되고 인간의 삶은 반복된다는
허무주의적 결론이 날 것만 같은 그런 두려운 느낌.
나는 발전하고 있는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살고있는가?
역사는 발전하는가? 반복되는가?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받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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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며 전쟁이 시작된 날 상황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느껴져 썼던 글. 오늘 러시아의 무자비한 우크라이나 보복공습 소식을 또다시 접한 뒤 어안이 벙벙해져 다시 올린다. 글을 썼던 당시에는, 2022년에 전쟁이 일어난다는게 현대 집단지성의 퇴보로 느껴져 많이 씁쓸하고 착찹했는데, 오늘의 보복공습을 보니, 집단지성의 퇴보가 아닌, 한 절대적 권력을 지닌 독재자의 광기어린 Ego 의 발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게 명확해보인다. 다시금 느끼는 리더의 중요성.